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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이야기

체게바라와 쿠바 - 코르다 사진展 (A Revolutionary Lens, KORDA)

by shiningkey 2011. 3. 2.

20세기 진보와 자유의 아이콘으로 유명한 체 게바라의 얼굴 사진을 찍은 쿠바의 대표적인 사진작가 코르다(Alberto Korda, 1928-2001). 작업초기에 쿠바의 애버던이라 불리며 1950년대 쿠바 패션광고사진을 선도하던 그는 1959년 쿠바혁명 이후 체게바라, 피델 등을 따라 여행하며 쿠바의 소박한 아름다움을 카메라에 담기 시작했다.

3월의 첫날이자 코르다 사진전의 마지막 날이였던 삼일절에 우연히 코르다 사진전을 관람했습니다. 코르다라는 사진작가의 이름이나 쿠바의 혁명가들의 사진은 낯설었지만 오히려 우리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던 사진작가이기에 전시회의 사진들을 부담없이 감상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코르다의 사진중에서 가장 유명한 작품이자 많은 사람들의 손에 의해 복제되고 있는 체게바라의 사진 "게릴레로 에코이코 (체게바라)"입니다. 1960년 쿠바 라쿠브흐로 폭팔 사건의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해 모인 집회에서 포착된 사진으로 실제로도 세계에서 가장 많이 복제되고 인화된 사진이라고 합니다. 지금은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사진이 되었지만 1967년 이탈리아의 편집자 펠트리넬리에 의해 전 세계로 전파된것이라고 하니 아무리 훌륭한 예술가라 할지라도 그의 재능과 작품을 발견해주는 사람이 없었다면 체게바라의 사진은 영원히 코르다의 스튜디오에 잠들어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죠.

가장 유명한 체게바라으 사진을 뒤로하고 코르다의 사진전에서는 저의 눈길을 더 끌었던 것은 코르다의 섬세한 포착이 담긴 몇 장의 사진들이었습니다. 그 중의 한 장이 사진이 '나무토막 인형을 안고 있는 소녀'입니다. 가난한 아이의 부모는 아이에게 인형을 사줄 돈이 없어서 나무토막을 안겨주었고, 코르다가 사진을 찍기위해 다가가자 놀란 아이는 나무토막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아이야, 괜찮아, 괜찮아" 코르다는 이 사진을 계기로 사회 약자 계층에 큰 관심을 가지게 되며 패션사진작가에서 혁명사진작가로 전향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또 한장의 사진은 '아이스크림을 먹는 체'입니다. 자유로운 영혼의 아이콘, 체가 천진난만하게 아이스크림을 베어먹는 모습은 혁명가로서의 체의 모습이 아닌 인간적인 모습을 잘 담아낸 사진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코르다는 피델 카스트로와 같은 혁명가들의 전문 사진작가로서뿐만 아니라 그들의 일상과 삶을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본 사람이었기에 혁명가들의 인간전인 모습을 사진으로 담아낼 수 있었을 것 같습니다.

“우리는 가슴으로만 볼 수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 법이에요. 카메라를 들고 이리저리 돌아다니다 갑자기 자신을 슬프게 하거나 즐겁게 하는 무언가를 보고 셔터를 누르는 사람, 그런 사람이 바로 무언가를 느낄 수 있게 만드는 사진작가입니다” - 알베르토 코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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