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를 만난 지 3개월도 채 되지 않았던 어느 여름, 헤어지는 집 앞에서 갑작스럽게 반지를 꺼내며 결혼하지 않겠냐며 청혼하는 그에게 이런 멋없는 프러포즈가 어디 있냐며 투덜투덜. 서운한 마음에 반지까지 되돌려주며 나중에 다시 하라고 매몰차게 거절했던 당신의 첫 번째 프러포즈.
크리스마스 이브, 63빌딩에서 로맨틱한 저녁을 함께하며 용기가 없어서 내 눈도 제대로 쳐다보지 못하던 이 소심한 남자. 몇 달 전부터 이곳에서 저녁을 먹으려고 예약했다는 지배인에 말에 깜짝 놀라 다시 한번 이 남자의 세심함과 배려에 감동해 고개를 끄덕끄덕했던 당신의 두 번째 프러포즈.
결혼을 3개월 앞두고 출장 때문에 500일을 함께하지 못해 미안하다며 손 편지와 함께 선물로 건 낸 향수. 매번 무심하다, 센스 없다 서운해해도 이날만큼은 진심 어린 고백과 정성에 감동해 눈물이 핑. 우여곡절 끝에 한 여자에게 프러포즈를 3번이나 한 이 남자의 세 번째 프로포즈.
하얀 눈이 펑펑 내리는 금요일, 혼자 감상에 젖어 오랜 편지들을 꺼내어보며 기억을 되새겨본다. 꾸밈없는 당신의 순수한 마음이 얼마나 따뜻했는지.......혼자 일기처럼 써 내려가는 글의 유일한 애독자에게 건네는 사랑의 메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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